"어깨의 힘을 빼면 몸이 가벼워진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어. 그런 말은 해봤자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알겠어? 만약 내가 지금 어깨 힘을 뺀다면 나는 산산조각이 나버린단 말이야"
"어째서 그런 걸 모르는 거야? 그걸 모르면서 어떻게 나를 돌봐준다고 말할 수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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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 그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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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부로서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까 읽는 거야. 다른 사람과 똑같은 걸 읽고 있으면 다른 사람과 똑같은 생각밖엔 못하게 돼. 그런 건 촌놈, 속물의 세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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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이끌어 낙천적으로 앞으로 쑥쑥 나아가면서도 그 마음은 고독하고 음울한 진흙 바닥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의 이율배반을 처음부터 분명히 느끼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이 어째서 그런 부분을 보지 못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남자는 그 나름의 지옥을 부둥켜안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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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알았어. 나도 너랑 같이 있지 뭐." 하고 나는 말했다. "같이 죽어줄래?" 하고 미도리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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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건 아주 사소한, 혹은 시시한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거야. 거기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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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내 또 하나의 충고야. 초조해하지 말것.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일이 얽히고설켜 있어도, 절망에 빠지거나 조바심이 나서 무리하게 서두르면 안 돼.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서서히 풀어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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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아요. 지금 당신하고 떨어지면 난 산산조각 나고 말 거예요. 난 지금 당신이 필요해요. 날 혼자 두지 말아요"
그는 99퍼센트 완벽하게 해줬어. 하지만 1퍼센트, 단 1퍼센트 때문에 모든 게 빗나간 거야. 펑!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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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상이랄까, 그런 것도 갖고 있지 않다 그 말인가요?''
''ᆢ인생엔 그런 건 필요 없어. 필요한 건 이상이 아니라 바로 행동 규범이야.''
''그런데 선배님, 대체 선배님이 말한 그 인생의 행동 규범이란어떤 거죠?''
''신사일 것, 바로 그거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아니라, 해야 할 일을 하는 게 신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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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생에 대해 공포를 느낄 때가 있어. 그건 당연하잖아. 다만 나는 그런걸 전제 조건으로 인정할 수는 없어. 자신의 힘을 백 퍼센트 발휘해서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하는 거야. 원하는 건 가지고, 원치 않는 건 받아들이질 않아.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막히면 막힌 곳에서 다시 생각해. 불공평한 사회란, 반대로 생각하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의미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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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들판을 네가 혼자 거닐고 있으면 말이지, 저쪽에서 벨벳처럼 털이 부드럽고 눈이 또랑또랑한 귀여운 아기 곰이 다가오는 거야. 그리고 네게 이러는 거야. '안녕하세요, 아가씨. 나와 함께 뒹굴기 놀이 안 할래요?' 하고. 그래서 너와 아기 곰은 서로 부둥켜안고 클로버가 무성한 언덕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온종일 노는 거야. 어때, 멋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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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삶의 대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잠재해 있는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진리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배워야만 할 진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나오코의 죽음이 내게 가르쳐 준 것은 어떠한 진리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어떠한 진리도 어떠한 성실함도 어떠한 강함도 어떠한 부드러움도 그 슬픔을 치유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는 그 슬픔을 실컷 슬퍼한 끝에 거기서 무엇인가를 배우는 길밖에 없으며, 그리고 그렇게 배운 무엇도 다음에 닥쳐오는 예기치 않은 슬픔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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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비스킷 깡통이라 생각하면 돼.”
나는 몇 번 고개를 젓고 미도리 얼굴을 보았다.
“내 머리가 나쁘기 때문일 테지만, 때로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갈 때가 있어.”
“비스킷 깡통에는 여러 종류 비스킷이 있는데 좋아하는 것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이 있잖아?
그래서 먼저 좋아하는 것을 먹어 치우면 나중에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만 남는 거야.
나는 괴로운 일이 있으면 늘 그런 생각을 해.
지금 이걸 해두면 나중에는 편해진다고. 인생은 비스킷 깡통이라고.”
- 미도리의 말-
[출처] 노르웨이의 숲|작성자 Sw Lotus00